본문 바로가기

GIF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EP.08(PART02)(+)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P.08

(PART02)

(+9회 예고)

 

-

 

 

 

 

 

 

 

 

 

 

 

 

 

 

 

 

 

 

 

 

 

 

 

 

 

 

 

 

 

 

 

 

 

 

 

 

 

 

 

 

 

 

 

 

 


일요일에 다 올릴 계획이었지만

7회보다 많은 분량에 결국 월요일ㅠㅠㅠ

제 짤을 기다리신 분들을 위해

좀더 빨리 해보려고 했는데 늦었네요ㅠㅠ

다음엔 분량을 좀 조절하더라도

빨리 올려야겠어요ㅠㅠㅠ

 

벌써 9회의 새벽이 밝았는데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더보기

이 밑으로는 7-8회를 보면서 느낀 점이랄까 리뷰를 간단히 적어보려고 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냥 스킵하셔도 됩니다!

(8회 보면서 준영이 이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반성문..?)

 (※ 매우매우 긴 글입니다※)

 

.

.

.

 

 

 

모든 일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이사장이 현호에게 했던 말처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학교를 벗어난 순간 학생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급'이 생긴다. 당사자들이 자신은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도 알게 모르게 서로를 비교하게 된다. 그것은 지위가 될 수도, 경제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한쪽이 너무 잘나거나 처지게 되면, 이른 바 '균형'이 깨지면 관계도 같이 무너지곤 한다.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보게 되니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왜 '유유상종'에,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겠는가.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정경-현호-준영도 그런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 다가왔다. 사랑의 향방과는 별개로 정경은 쇼팽 콩쿨 이후 월드 클래스가 된 준영을 질투했고, 현호는 정경에 비해 부족한 자신의 조건을 채우기 위해 교수 임용에 도전했다. 트리오는 아니지만 송아 역시 준영과 자신의 '급'을 따지게 되며 한껏 주눅이 들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균형을 지키려 애쓰면서도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준영'이다.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부모라는 밑 빠진 독 물 붓기 중인 것) 때문에 지쳐있지만 누구를 부러워한다든가 다른 사람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삼키고 또 삼킬 뿐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급'을 언급할 때마다 준영이는 상관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에 대한 욕심도, 열정도 차츰 사그라들어 무채색이 되어가던 준영이 그저 바라던 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친구들과의 관계가 깨지지 않는 것, 그 균형이 깨지지 않는 것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사랑의 아픔을 겪은 송아가 준영이의 마음에 색을 칠해주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속도는 상대적인 거라서 준영이의 속도가 송아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고, 7-8회 동안 두 사람이 가진 마음에 저울이 있다면 송아 쪽이 훨씬 기울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본방으로 봤을 때만 해도 송아가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준영이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짤을 찌면서 복습을 해보니 2회 내내 준영이는 그 속도를 따라잡으려고, 그 저울의 균형을 맞추려고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었다. 

 

 

송아의 고백 이후 어색해하는 송아에게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하고,

 

 

송아가 말하기 전에 눈치 채고 먼저 다가가고,

 

 

 

아직 송아와 마음이 100% 균형을 이룬다는 확신이 없어서 망설이고,

 

 

 

송아가 마음을 접으려는 듯 보이니까 안절부절 못 하다가

 

 

결국 못 기다리고 찾아가서 시간을 좀더 달라고 부탁했다.

 

 

생각해보면 트리오 연주도 자신이 다 맞추겠다고 한 것처럼 평소에도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준영이가 먼저 속상한 마음을 내보이고, 무언가를 제시하고, 부탁하는 건 송아에게만 나오는 모습이었다. (이런 게 또 쳐도는 포인트다ㅠㅠㅠ 송아와 마음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면서 정작 본인 마음의 균형이 깨지고 요동치는 거) 

 

 

송아가 반주를 부탁했을 때도 송아 생각해서 거절해놓고 행여나 송아가 다시 멀어질까봐 용기를 냈는데

이미 상처 받은 송아는 그걸 알 길이 없으니 준영이가 또 밀어냈다고 생각하고 거절해버린다ㅠㅠㅠ

 

 

 

이때는 거의 완전 뭐 송친놈 모드 된 거 같다ㅋㅋㅋㅋㅋ

'민폐' 이런 거 싫어하던 준영이가 송아 상처 받는 게 싫어서 종이 떼버리는 거 너무 짜릿하고요ㅋㅋㅋㅋ

 

 

 

이때 유독 예민하게 반응한 것도 다가가는 만큼 자꾸 밀어내는 송아에 대한 서운함이었던 것 같다.

이제 거의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송아가 마음을 덜어버리면 소용이 없으니까.

 

 

송아 입장에서는 이 관계에서 '을'로 느껴지는 상황이라 준영이 꼭 온다는 확신이 없으니까 자꾸 주눅들고, 철벽치고 이런 건데 준영이 입장에서는 오히려 송아가 자꾸 흔들리니까 덩달아서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거 같다. 나를 좋아한다고 했고 기다리겠다고 하는 그 마음에 확신을 갖고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었는데, 거의 다 왔는데 그 사람은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가는 게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리니까 속상한 마음을 내비친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정경이에 대한 부채감이라든가 연민이라든가 상처로 남은 사랑이 피아노 반주로 정리가 될 것 같으니까, 그럼 이제 당당하게 너와 같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고백을 하려고 송아 붙잡은 거 같다.

 

 

 

그런데 또 여기에서 문제가 준영이는 서론으로 피아노 반주 얘기를 꺼낸 건데, 송아가 그걸 '본론'이라고 생각해버렸다는 거다. 송아가 고백했을 때도 무턱대고 기다려달라고 하기 보다 그 전에 정경이와 있었던 이야기를 쭉 해주고, 송아가 그걸 납득하고 이해해준 뒤에야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송아가 오해할 만한 일은 미리 말하고 그걸 이해해주면 진정으로 떳떳해진 자신의 마음을 전할 생각이었을 거다. 근데 송아는 할 말 = 정경이의 반주 라고 오해해버린 터라 화가 나버린 거... 준영이가 고백을 나중에 하려고 했다는 거를 송아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까 당연한 반응이었다고 본다.

 

 

준영이도 준영이 나름 대로 정작 중요한 말은 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멀어지려고 하는 게 보이니까 화가 나서 왜 자꾸 밀어내냐고 항변을 했는데 끝날 것 같지 않은 기다림과 정경이와 준영이 사이에 끼어있는 것만 같은 불편함이 이젠 정말 싫어서 송아가 다 끝내려고 하니까 조금은 이르지만 차곡차곡 채운 마음을 터뜨려버린 것 같다. 근데 어쩌면 본인도 모르게 이미 마음은 차고 넘쳐 있어서 한 번 터뜨리니까 주체가 안 된 거 같음...

 

사실 아직도 준영이가 힘들고 아픈 건 숨기려고 하고, 왠지 그걸로 갈등이 생길 것 같지만(ㅠㅠ) 그래서 후반부 이야기가 더더 기대가 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변할지 아주 많이. 

 

 

내일 쉬게 돼서 이 새벽에 달리느라 조금 주저리주저리...

 

 

 

 

 

 

 

 

 

 

 

 

몰랐나요, 언젠가 그곳에

당신을 위해 비워둔 자리가 있었는데

갓 뽑은 햇살로 반짝반짝 유리를 닦고

뭉게구름을 모아 가구마다 말간 윤기를 내고

바람에게 그치지 않는 노래를 청했는데

환한 새벽에서 환한 밤까지

내내 당신을 기다렸는데

몰랐나요, 오래전 그 시간에

당신을 위해 비워둔 마음이 있었는데

당신을 따르고 당신을 노래하고 당신을 기다리던

끝내 당신이 울린 그 마음이 선명하게 있었는데

 

황경신 - 몰랐나요

 

 

 

 

사랑이란 바람에
날리다 나뭇가지 끝에
걸려버린, 깃털 같은 것

조마조마한 날들
손도 대지 못 하고
숨도 쉴 수 없는 시간들

쓸쓸한 밤, 초라한 거리에서 
불안한 하루가 또 지나가고 

J, 나는 너를 사랑한다


손승휘 - J에게

 

 

당신이 내내 오는 시간이
내게는 내내 오지 않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말해주세요, 사랑,
언제쯤이면 내게 올 것인지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과
내가 기다리는 당신이
같은 당신인지
말해주세요, 사랑,
언제쯤이면 알 수 있는 것인지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차고 단단한 벽들 사이에서
장님처럼 갇힌 마음을 알고 있다면
말해주세요, 사랑,
언제쯤이면 이름을 불러줄 것인지

당신이 내내 망설이는 시간이
내게는 내내 서성이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말해주세요, 사랑,
언제쯤이면 폭풍으로 내게 닥쳐와
나를 집어삼키고 무너뜨릴 것인지

 


황경신 - 언제 와?

 

 

 

 

내가 서툴고 불안해 보였나요.

그건 내가 진심이었단 증거입니다.

소중하지 않았다면 왜 그토록 마음을 기울였겠어요.

망설이고 비틀거리고 안절부절못하면서.


황경신 - 죽어도 사람을

 

 

 

 

(+)

OST 미쳤네요......ㅠㅠㅠㅠㅠㅠ준영아ㅠㅠㅠㅠㅠㅠ

위에 준영이에 대한 반성문 겸 리뷰를 올리긴 했지만

OST 들으니까 더 준영이한테 감정이입되네요ㅠㅠ

듣자마자 생각난 구절이 있어서 짤 추가합니다!

 

아직 겨울인 나무에게 이른 봄빛이 찾아왔다
나무는 조금 놀라고 조금 부끄러운 것처럼 보인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겨울 동안 딱딱하게 굳어 있던 가지를 이리저리 뻗어보다가
행여 봄의 여린 빛이 떨어져 나갈까
가벼운 한숨을 쉬며
나무는 뿌리로부터 차올라 오는 물길의 속도를 가늠해본다

저 아래, 깊은 땅 속 어딘가
나무가 힘차게 빨아들여야 하는 물의 길이 있다
가장 작은 가지의 끝까지
물의 길이 열려야만
나무는 새로운 잎과 꽃을 피워 올릴 수 있다

나무의 몸에 새겨진 긴 겨울의 흔적이 쉽게 지워질 리는 없다
춥고 외로웠던 기억이 쉬이 잊힐 리는 없다

지나간 몇 번의 봄이 모두 꿈이었다고
떠난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절망으로 마음을 동여매었던 나무에게
이르게 찾아온 봄빛은
조금 수줍고 조금 미안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너무 늦은 건 아니겠지?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늘하늘 눈송이 같고 꽃송이 같은 봄의 빛이
굳은 가지 위에 내려앉는다
꽃이 아니고 잎이 아니어도
그리 보드랍거나 그리 아름답지 않아도
봄빛은 천진하게 웃는다
어디에나 굴러다닌다

꽃은 채 피우지 못했어도
작은 잎 하나 여태 매달지 못했어도
이제는 봄을 믿을 수 있겠다고
나무는 생각한다
나도 생각한다

네가 있는 곳에 내가 먼저 가서
이른 봄빛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있는 곳에 네가 먼저 와서
어울려 따뜻한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황경신 - 아직 겨울인 나무의 이른 봄빛

 

 

 

 

 

(+9회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