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EP.08
(PART.01)
강태가 저번에 사람들의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익히라고 해서 그런가
문영이가 그 뒤로는 강태의 표정을 살피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리치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
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복효근 - 우산이 좁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