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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기억법] / GIF





그 남자의 기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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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비는 의도를 품고 내린다

멀리서 당신이 걸어오는 것을 보다가

나는 그만 파리해지고 말았다

전주(前奏)부터 이별을 예고하는 듯한 음악이

내 가슴을 깊숙이 관철하고 있다


나는 당장에 암실처럼 눈이 멎는다


이별을 말하기 위해 당도하던 그대의 걸음들

그 앞에서 우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비를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단 한 방울에도 젖지 않으려

나는 작게 웅크렸으나


소낙비처럼 그대 나를 떠나가니

비 갠 뒤 맑은 하늘 아래 나는 먹먹해지고 만다

이토록 개운한 햇살에 나는 숨이 턱 막힌다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다고 말해야만 하겠지


김민준 - 소낙비처럼






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오십 미터도 못 참고 내 후회는 너를 복원해 낸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이 있다고 들었지만,

내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불행하게도 오십 미터도 못 가서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슨 수로 그리움을 털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오십 미터가 중독자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지 화면처럼 서서 그대를 그리워했다.

(하략)


허연 - 오십 미터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마음을 돌리려고

아무리 뒤돌아서고 뒤돌아서도

당신은 나보다 빨리 도시어

내 앞을 가로막고 서 계십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이 마음을

어디에다 다 감추고

보고 싶다는 이 말을

어디다 다 하겠어요


보고 싶어요

당신


김용택 - 보고 싶어요






체온이 때로는

천 마디 말보다 따뜻할 때가 있네


손 하나 잡았을 뿐인데

너의 아픔 너의 외로움 너의 간절한 소망까지도

다 내게로 전해져 와


손 하나 잡았을 뿐인데

나의 아픔 나의 고단함 나의 간절한 바람까지도

다 네게로 전해져 가


부디 말이 필요 없겠네

부디 설명이 필요 없겠네


마주 잡은 손 하나로

너의 생이 나의 고단한 생을 감싸주고

나의 생이 너의 외로운 생을 감싸주고


손 하나 잡았을 뿐인데

시린 손과 손을 마주 잡았을 뿐인데


홍수희 - 손을 잡는다는 것








(※ FMV는 사정 상 삭제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