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EP.16
(PART.02)
<THEME : 어른이 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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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아주 다른 얘기다. 새롭고, 알 수 없는.
그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말했듯이,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딱 나누는 것따윈 애초에 불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손원평, <아몬드>
일반적인 로코가 아니라
한 편의 성장동화를 읽은 기분이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나도 한뼘 자란 느낌.
보통 드라마의 마지막회라고 하면
중반까지 갈등이 이어지다가
급하게 해피엔딩으로 가면서
'이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런 식으로 마무리가 되다보니
보고 나면 해피엔딩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내심 보내기가 더욱 아쉽고
한 편으로는 서운해지곤 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과감하게
모든 갈등 요소를 15회에 마무리 짓고
16회에서는 오로지 이 세 사람의 행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안녕'이라는 작별인사를 들어도
'아, 이 세 사람은 앞으로 더 나은 이야기를 만들어가겠구나',
'또 다른 행복한 동화를 써나가겠구나'
이런 느낌이라 오히려 내가 더 행복했다.
아직 완전히 떠나 보내기엔
애착이 많이 생겨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안녕'!